영화 말모이 줄거리
영화 **<말모이>**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애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영화는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무학의 인물 **김판수(유해진)**가 우연히 조선어학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됩니다. 판수는 생활고 때문에 몰래 일하던 극장에서 해고를 당하고, 아이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에 가까운 일을 하다 조선어학회의 대표 **류정환(윤계상)**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사전 원고를 빼돌리려 했던 판수였지만, 점차 우리말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노력에 감화됩니다. 당시 일본은 조선어 사용을 철저히 금지하고, 학교와 공공기관에서 일본어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어학회는 민족의 언어를 보존하기 위해 ‘말모이’(전국 각지에서 사용하는 우리말을 모은 사전) 편찬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김판수는 글조차 잘 모르는 인물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전 편찬에 힘을 보탭니다. 하지만 일본 경찰은 이들의 활동을 눈치채고 탄압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조선어학회의 구성원들은 끊임없는 위협과 체포의 위험 속에서도 끝까지 사전 편찬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결국 많은 동지들이 붙잡혀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갇히지만, 그들의 희생과 헌신은 ‘말모이’ 사전을 끝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영화는 이름 없는 이들의 노력이 어떻게 민족의 언어를 지켜냈는지 감동적으로 보여주며 마무리됩니다.
1910년도 역사적 상황
영화 **<말모이>**는 실제 역사 속 사건인 조선어학회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이후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무력뿐 아니라 문화적 동화정책을 강력히 추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언어는 민족 정체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일본은 조선어를 말살하기 위해 체계적인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1930년대 후반부터는 학교에서 조선어 과목이 폐지되고, 공문서와 신문은 물론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일본어만을 사용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심지어 이름마저 일본식으로 바꾸도록 한 창씨개명이 강제되면서, 조선인의 민족적 정체성은 심각하게 위협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21년 설립된 조선어학회는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키기 위한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목표는 바로 **‘조선어사전 편찬’**이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방언과 단어들을 모아 한 권의 사전으로 엮어내는 작업은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서, 민족의 정신을 지키는 저항의 행위였습니다. 그러나 1942년, 일제는 이들의 활동을 눈치채고 대규모 검거를 단행했습니다. 이 사건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불리며, 많은 학자들이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고 일부는 옥사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사전은 해방 이후에야 완성될 수 있었지만, 일제의 혹독한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노력은 한국어 보존 역사에 길이 남았습니다. 영화 **<말모이>**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언어가 곧 민족이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하는 작품입니다.
민족의 뿌리를 지키는 글, 현재의 우리가 있는게 아닐까?
영화 **<말모이>**를 보고 난 뒤 저는 깊은 감동과 울림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한글과 우리말이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지켜진 결과라는 사실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특히 김판수라는 인물은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서민 출신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언어의 소중함을 온몸으로 깨닫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단순히 돈 때문에 조선어학회에 발을 들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말을 지킨다는 일이 단순한 학문적 연구가 아니라, 민족의 뿌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의 변화는 곧 영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장치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작은 단어 하나에도 피와 눈물이 스며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은 당연하게 쓰는 ‘엄마’, ‘아버지’, ‘고향’ 같은 단어들이 그 당시에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고문당하는 장면은 보기 힘들 정도로 처절했지만, 그 속에서도 끝내 굴하지 않는 이들의 모습은 눈물을 자아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언어가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아니라 민족의 혼이라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만약 당시 ‘말모이’ 작업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쓰는 우리말은 훨씬 더 훼손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자유롭게 우리말을 쓰고, 한글을 세계에 자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모이>**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에게 언어와 정체성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묻는 작품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눈물이 맺혔고, 끝나고 난 뒤에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